기성품이 넘치는 세상에서 내게 꼭 맞는 것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다.
거기에 내게 꼭 맞는 그 무언가를 아내나 남편도 좋아하면 금상첨화지!
그런데 제가 그 어려운 일을 해냈습니다! 우와앙+_+)/
엄밀히 따지면 내가 해낸 건 아니다.
많은 사람을 만나는 과정에서 내게 꼭 맞는 것을 발견했다.
감사하게도 아내도 매우 좋아한다.
커피 원두 이야기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나는 커피는 좋아하지만 잘 마시지는 못 한다.
오후 4시에도 연하게 커피를 내려 마시면 괜찮지만,
간혹 커피 때문에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어서 가능하면 오후 2시 이후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다.
홍차나 녹차는 괜찮던데.
아무튼 내 인생 커피 원두를 찾았다!
원두 이름은! 바로바로!! 두구두구두구두구!!!!
모모라!
모모라는 스페셜티로 에티오피아 원두다.
나는 '커피 그대로'라는 네이버 스토어에서 원두를 주문하는데,
모모라는 '신맛 높은 원두'라는 카테고리에 있다.
적당한 신맛이라고 생각했는데 신맛 높은 원두라니-_-a
판매 노트에 보니 "둥글게 감싸 안는 산미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바디감"이라고 모모라를 소개했다.
예전에 덴마크 민트 초코 우유에 "달콤한 첫 키스의 맛"이라고 쓰여 있어서 엄청 웃었던 기억이 나네.
(그거 아직도 파나..?)
커핑 노트에는 '감귤, 장미, 갈색설탕, 초콜릿, 허브/둥글게 감싸 안는 산미, 달콤한 여운, 부드러운 바디'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신맛(4), 균형(3), 쓴맛(1), 단맛(3.5), 향미(4)라고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단맛 3.5처럼 디테일하게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향이 좋고 목넘김이 부드럽다.
그리고 향이 일품이다!
그래서 모모라를 내려 마실 때는 일부러 원두를 수동 그라인더에 갈아서 마신다.
원두를 갈면서 향으로 커피를 한 번 마시고,
내린 커피를 부드럽게 음미하며 마시는 것이 일품이니까.
과거 커피는 캬라멜 마끼아또에 시럽 넣어서만 마실 때,
커피를 좋아하는 지인의 소개로 드립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때 모모라 원두로 내린 커피를 처음 마셨는데,
태어나서 처음으로 '커피가 맛있다!'라고 느꼈다.
이름이 특이하지만 그때는 커피를 전혀 몰랐기 때문에 이름도 모르고 있다가,
시간이 좀더 지난 이후에 모모라 커피를 마시고 이전에 먹었던 맛이 생각나서 원두 이름을 외워두었다.
이후에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커피를 내려 마시면서 본격적으로 모모라를 마시기 시작했지.
스토어에는 모모라 원두가 신맛이 강한 원두라고 소개하는데,
그렇게 신맛이 강한 것도 아니다.
약간의 산미가 있긴 하지만 깔끔하고 기분 좋은 산미랄까?
종종 신맛을 즐길 줄 알아야 커피를 즐길 줄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신맛이든 쓴맛이든,
혼자 마시든 둘이 마시든,
디저트에 먹든 커피만 마시든,
그 시간을 즐기며 감사함으로 마시면 그게 가장 커피를 잘 즐기는 것이다.
나도 전에는 신맛에 익숙해지려고 노력했던 적이 있었다.
세상 부질없는 짓이다.
그냥 내 입맛에 맞으면 그게 제일 맛있는 커피다.
개인적으로 모모라는 차갑게 마시는 게 더 맛있다.
대부분 차가운 게 더 맛있기는 한데,
모모라는 더 그렇다.
깔끔하게 시원한 맛이랄까?
음식이든 물이든 차게 먹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라 가능하면 커피도 따뜻하게 마시려고 하는데,
모모라는 이따금 차갑게 마신다.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시는 분들 중 아직 기호에 맞는 커피를 찾지 못한 분이 계시다면 적극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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