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6일 토요일, 또 아가온에 방문했다.
감사하게도 지난 번 갈색 출혈은 다음 날 바로 좋아졌다.
물론 14일 주간에 3일가량 갈색 출혈과 소량의 출혈도 있었지만, 많이 염려하지 않고 넘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아가온에 방문한 21일 주간에는 거의 출혈 없이 컨디션을 잘 유지하다가 26일 토요일에 병원에 방문할 수 있었다.
참고로 오늘 기쁨이는 7주 0일 차다.
감사하게도 토요일이 매 주차를 시작하는 첫날이라 계산하기 편하다.
심지어 4월 9일 토요일은 9주 0일 차라서 계산하기 더 편하다.
이날도 아내와 함께 병원에 방문했다.
1.
이날 비가 왔다.
하늘이 엄청 흐리고, 바람도 불고, 비가 흩뿌리는 날씨다.
왜, 우산 쓰나 안 쓰나 똑같이 맞는 그런 비가 내리는 꿉꿉한 날이다.
2.
예약시간보다 약간 늦게 도착했다.
무슨 날이었는지, 그간 병원에 방문했던 날 중에 대기 인원이 가장 많았다.
무려 6명이나 대기!
심지어 우리가 온 뒤로도 몇 가정이 더 와서 대기했다.
3.
오늘은 기쁨이 7주 차, 심장 소리를 듣는 날이다.
지난번 5주 0일 차에 방문했으니, 2주 만에 방문이다.
그리고 이번 2주의 기다림은 그 어느 때보다 길고 긴 시간이었다.
초등학생으로 돌아가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느낌을 경험했던 2주랄까?
4.
처음에는 안정기라고 말하는 12주 차에 진입하면 부모님께 임신 사실을 말씀드리려고 했다.
사실 나는 확인했을 때 바로 말씀드리자고 했지만, 아무래도 아내는 여러 부분에서 염려가 되었나 보다.
실제로 임신 5주는 유산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잘 알리지 않는다고도 하고.
결국 심장소리를 듣고 양가 부모님께 말씀드리기로 합의했고, 어떻게 임밍아웃을 할 것인지 아내와 고민했다.
임밍아웃 이야기는 다음번에!
5.
대기 시간이 지난 후 아내 이름이 호명되어 함께 진료실에 들어갔다.
특별히 이번에는 나도 초음파실에 초대(?)해 주셔서 아이의 심장소리를 함께 들었다.
화면을 통해 아주 작은 배아를 확인하고, 심장이 뛰는 것을 확인했다.
잠시 후 선생님이 아이의 심장이 뛰는 소리라며 심장소리도 들려주셨다.
'두구두구두구두구'
마치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 바람을 부는 것 같은 소리 같기도 하고, 기차 소리 같기도 한 소리.
130bpm 정도의 빠른 심장 소리를 듣는데 기분이 묘했다.
아내에게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 이 친구가 우리 아이구나.'
겨우 7주 차에 심장만 뛰는 배아인데, 정말 특별하게 느껴졌다.
6.
초음파 촬영을 마치고 이어진 원장님의 피드백 시간.
배아는 잘 자라고 있단다.
현재 크기는 0.94cm로, 1센티가 좀 안 된다.
실제 임산 주차는 7주 0일인데, 배아의 크기는 6주 5일 크기라고 한다.
이틀이 모자라서 괜찮은가 했는데, 기우였다.
심장 박동도 그렇고, 아이 크기도 그렇고 매우 양호한 상태라고 이야기해주셨다.
이전 글에서 다룬 것처럼, 지난 5주 차 진료 이후 기다리는 2주 기간 동안 아내에게 갈색 출혈이 있었다.
소량이기는 했지만 며칠간 이어져서 둘 다 걱정했고, 병원에 방문할까 고민하다가 감사하게도 괜찮아져서 따로 방문하지 않았었던 것을 원장님께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원장님이 웃으면서, "그래도 병원에 안 오셨네요?"라고 하셨다.
임신 초기에 갈색 출혈은 종종 있는 일이니 염려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이야기해주셨다.
우리도 많이 걱정했는데, 원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후의 과정도 기다리며 기도하기로 했다.
입덧 증상은 좀 어떠냐고 물어보셔서 계속 신물이 올라오고 음식 냄새가 이전보다 이전보다 더 심하게 난다고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너무 심할 경우에 먹으라며 입덧 약을 처방해 주셨다.
7.
원장님 진료를 마치고 피검사와 소변검사 진행했다.
이 검사를 통해 비타민D를 비롯한 영양 및 항체 형성 여부 등을 다시 확인한다.
임신 후 다시 산전검사를 통해 몸 상태를 확인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참고로 이때는 소변 검사가 있으니 가능하면 진료 이후에 화장실을 가는 것이 좋다.
진료받기 얼마 전에 화장실에 다녀온 아내가 많이 난감해했다.
8.
다 마친 이후에 간호 선생님이 초음파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세이베베' 카드를 주셨다.
진료 시 확인한 초음파 영상을 업로드하면, 우리가 '세이베베'라는 어플을 통해 확인하는 시스템이다.
바코드가 적힌 카드를 주시면서, 잃어버리지 말고 다음 방문 때 꼭 챙겨 오라고 이야기해주셨다.
간호 선생님이 "영상은 늦어도 2~3일 내에는 업로드되니까 바로 안 올라오더라도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고 간곡히 이야기하시는 걸 보니, 관련 문의가 많았나 보다ㅎㅎㅎ
감사하게도 우리는 거의 바로 초음파 영상이 업로드되어 결제 전에 확인하고 영상을 다운로드하였다.
피검사 후 지열하고 소변 검사를 진행했다.
아내가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어플을 설치하고 영상을 다운로드하였다.
그리고 몇 번이나 영상을 돌려보며 배아의 심장소리를 들었다.
질정과 듀파스톤은 한 주간 더 복용하기로 했다.
설레고, 떨리고, 묘하다.
* 기쁨이 초음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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