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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촌사이 시험관시술

[시험관 시술 시즌2] 9. 드디어 임밍아웃! (처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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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26일 토요일에 병원에서 심장소리를 확인한 후, 다음 날 처가에 먼저 임밍아웃 했다!


우리는 임밍아웃을 위해 꽤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결혼하면 금방 임산할 것이라 생각했고, 다른 사람들은 좀 힘들지 몰라도 우리 부부는 시험관 시술하면 금방 아이가 생길 줄 알았으니까^^;;;

그러나 이렇게 5년이나 걸릴 줄이야~


아무튼 임신소식을 듣고 아이의 심장소리까지 들은 우리는 양가 부모님께 참신한 방법으로 임밍아웃하려고 준비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했는지 영상과 블로그를 찾아봤는데, 너무 뻔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색다르게 하고 싶었다.

여러 아이디어가 나왔지만,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아 편지에 초음파 사진을 넣어서 드리는 것으로 했다.

마침 장인어른과 장모님께 드릴 선물이 있어서 '선물 증정식'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선물을 드리고, 손편지도 썼다며 무심하게 드리기로 했다.


드디어 임밍 아웃 당일!!

오랜만에 처가 식구들과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리고, 아내가 2부 순서가 있다며 아버님과 어머님, 처남에게 잠시 앉아보라고 했다.

그 사이 나는 잽싸게 선물과 손편지를 준비!

2부 순서가 있다는 아내의 말에, 잠시 굳어졌던 아버님과 어머님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ㅋㅋㅋㅋㅋ



* 아내가 만든 손편지

 

 




* 임밍아웃 손편지 내용



먼저 두꺼운 종이를 잘라서 위의 사진처럼 만들었다.

가장 위에는 초음파 사진을 붙였고, 아래 칸에는 짤막하게 편지를 썼다.

그리고 완벽하게 밀봉!



* 임밍아웃 손편지 뒷면




* 임밍아웃 손편지 앞면



올해 태어나는 아이들은 모두 흑호랑이 띠라, 아내가 정면에 호랑이를 그렸다.

내가 볼 때는 잘 그렸는데, 아내는 뭔가 못마땅한지 잘 못 그렸다고 한다.

"여보~ 이정도면 충분해요!!"


먼저 아버님과 어머님께 선물을 드렸다.

어머님 선물은 크림!

아내 말로는 유명한 크림이란다.

전에 엄마도 사드렸는데 엄청 좋다고 하셨던 그 크림이다.

그리고 아버님 선물은 패딩조끼!

아버님이 작업하실 때 편하게 입으시라고 준비했다.

그리고 처남 선물은 소금세트!

이건 우리도 전달하는 물건이라, 그냥 처남한테 줬다^^a

이미 선물로 다 드린 후라, 사진도 없다~


그 이후에 무심한 척 아내가 멘트를 날렸다.

"오랜만에 편지도 써 봤어~ 한 번 읽어봐~ 대신 나란히 앉아서 읽어야 해."

귀찮으실 법도 한데 아버님과 어머님, 처남이 나란히 앉아서 편지를 열었다.


가장 먼저 초음파 사진을 발견한 처남이 깜짝 놀라며 진짜냐고 물었고, 뒤이어 발견한 어머님도 깜짝 놀라시며 진짜냐고 물으셨다ㅋㅋㅋ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발견한 아버님도 엄청 놀라셨고.

진짜 "깜짝 놀랐다."라는 표현보다 더 명확한 표현이 없어 같은 표현을 두 번이나 반복할 만큼, 모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어머님이 막 우셔서 우리 부부도 깜짝 놀랐다^^;;;

속으로는 안 그러셔도 워낙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분이셔서 이번에도 그러신가 보다 했는데, 이번엔 아니셨다.

'그래. 우리가 아이 때문에 마음 쓰고 기도한 것처럼, 어머님과 아버님도 그러셨겠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 놀라운 장면을 영상으로도 찍었는데, 아내가 영상 공개는 안 된다고 하니 할 수 없지-_-.


이후로 어머님께 거의 매일 같이 전화가 온다~

우리가 기뻐할 때 같은 마음으로 함께 기뻐하고, 어려울 때 같은 마음으로 짐을 지는 사람이 진짜 가족이란 생각을 많이 한다.

너무 귀한 분들이 또 다른 아버님과 어머님이어서 감사하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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